73세까지 일하고 싶지만, 53세 밀려나는 아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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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까지 일하고 싶지만, 53세 밀려나는 아빠들

최고관리자 0 2 06:51

https://www.fnnews.com/news/202609120512264499

73세까지 일하고 싶은게, 일하고 싶어서 그런건 아니고 그때도 계속 돈이 필요하다는 건데..


"부장님 소리 듣다, 퇴직하니 그냥 아저씨" 73세까지 일하고 싶지만, 53세 밀려나는 아빠들 [낮은 곳의 기록자]

50대 직장인은 회사를 나온 뒤에도 곧바로 다음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해온 직무와 비슷한 일을 구하기 어렵고, 임금 조건도 이전 수준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기자가 만난 중장년들의 말을 토대로 고용지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실직 불안과 재취업 현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퇴직 불안

전체 고용지표만 놓고 보면 중장년 고용 사정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15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었다. 15~64세 고용률은 70.4%로 전년 동월보다 0.5%포인트 올랐고, 실업률은 2.0%로 전년 동월과 같았다. 연령별 고용률도 40대와 50대에서 상승했다. 고용노동부가 8월 고용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0대 고용률은 80.7%로 전년 동월보다 0.8%포인트 올랐다. 50대 고용률은 78.8%로 1.3%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중장년이 현장에서 말하는 불안은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주된 일자리에서 나온 뒤 같은 직무와 임금, 고용 형태로 다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경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A씨는 "구직 상담을 가면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을 가장 먼저 듣는다"며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이 임금을 줄이라는 건지, 직무를 바꾸라는 건지, 지금까지 해온 일을 잊으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평균 53세에 떠나는 일자리

중장년 고용 문제는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시기와 이어져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취업 경험자 가운데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사람의 비중은 69.5%였다. 이들이 그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53.0세였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사업 부진·조업 중단·휴폐업이 24.9%로 가장 많았다. 건강 문제는 22.1%, 가족 돌봄은 15.2%였다. 개인 선택만으로 주된 일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사정과 건강, 돌봄 부담이 함께 작용하는 구조다. 퇴직 이후에도 상당수는 일을 계속 원한다. 같은 조사에서 55~79세 가운데 장래 근로를 희망한 사람은 69.2%, 1178만2000명이었다. 이들이 희망하는 근로 연령은 평균 73.6세였다.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중은 52.7%였고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원이었다.

A씨도 퇴직 뒤 쉬고 싶다는 생각보다 다시 일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 컸다고 했다. 그는 "처음 한 달은 아침에 출근하지 않는 게 어색했고, 석 달이 지나니 아무 데도 소속되지 않은 느낌이 왔다"며 "명함이 없어지는 것보다 매달 들어오던 월급이 끊기는 게 더 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시 정규직으로 가기 어려운 시장

한국개발연구원은 중장년 고용 불안의 원인으로 정규직 노동수요 부족을 지적했다. 연구자료 '중장년층 고용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 방안'은 중년 이후 고용 불안정성이 커지는 표면적 이유로 비정규직 비중 증가를 설명했다.

2022년 기준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 근로자 비중은 남자 33.2%, 여자 35.9%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남자 8.2%, 여자 9.0%였다. 한국의 중장년층 임시고용 비중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원은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중장년층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노동수요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어떤 이유로든 정규직 일자리에서 이탈하면 다시 정규직으로 재취업하기 어렵고, 그 결과 비정규직 비중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정규직 임금의 경직성과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구조가 기업의 조기퇴직 유인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직무도 함께 바뀐다. 연구원의 '직무 분석을 통해 살펴본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은 20~75세 남성 취업자를 대상으로 직무 구성을 분석했다. 이 자료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분석·사회 직무보다 반복·신체 직무를 주로 수행하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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