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병원의 비극…의사 없어 최대 마약병동 불 꺼졌다.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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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병원의 비극…의사 없어 최대 마약병동 불 꺼졌다.news

최고관리자 0 4 07.18 16:14

안타깝네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37666?sid=102

‘국내 최대 마약병동’인데…불 꺼진 병동, 텅 빈 병상

지난 6일 오후 경남 창녕군 국립부곡병원 약물중독진료소 입원 병동. 병동 전체 불이 꺼져 있었다. 침대 4개가 놓여있는 병실은 텅 비어 있었다. 복도엔 빈 침대 4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탁구대와 서가가 놓인 휴게실엔 아무도 없었다. 이곳은 원래라면 중독·금단 증상이 심해 홀로 마약을 끊기 어려운 중증 중독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어야 할 곳이다. 이들을 치료하려 병동 복도를 바쁘게 오가는 의료진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병동엔 적막감만 감돌았다.

부곡병원 약물병동은 국내 최대의 마약 중독 치료 입원 병동이다. 지정 병상만 90개로, 보건복지부 지정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33곳 중 병상 수가 가장 많다. 부곡병원 연보와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최근 5년(2020~2024년)간 검찰의뢰·자의입원 등으로 부곡병원이 치료보호한 마약류 중독자 529명 중 329명(62.2%)이 입원 치료였다. 하지만 부곡병원은 지난 4월 말 마지막 마약중독 환자 퇴원 뒤 신규 입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입원 환자를 돌볼 의사가 없어서다.

정영인 부곡병원 의료부장(병원장 직무대리)은 “의사 부족으로 4월부터 입원 병동을 폐쇄한 상태”라고 했다. 올해 70세로 “은퇴할 나이”라는 정 부장은 병원에 남은 유일한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전문의다. 앞서 정신과 전문의이던 전임 병원장은 지난해 말 임기 만료로 퇴임, 반년 넘게 병원장 자리가 공석이다. 다른 정신과 전문의 1명은 지난 3월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그만뒀다. ‘전문의 3명 이상’이란 정신과 전공의 수련병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오는 8월엔 전공의 4명마저 떠난다. 병원 관계자는 “의사가 없어 병동 당직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장도 반년째 공석…중증 마약환자 ‘치료 난민’ 될라

부곡병원이 의사를 못 구하면서 수도권 이남 지역의 중증 마약 환자 입원 치료가 사실상 중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마약 환자들이 ‘치료 난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증 마약환자는 제때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부곡병원은 인천 참사랑병원과 함께 국내 마약 치료의 핵심 기관이다. 2024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두 병원의 치료보호 실적은 650명(참사랑 509명, 부곡 141명)이다. 두 곳이 2024년 전체 875명의 74.3%를 담당했다. 참사랑병원은 주로 수도권 환자를 담당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부곡병원이 중추 역할을 해왔다. 병원 관계자는 “영남권은 물론 충청·호남 그리고 제주도에서도 치료를 받으러 왔었다”고 말했다.

9번 채용 공고에도…“지원 문의조차 없어”

부곡병원은 올해에만 정신과 전문의 채용 공고를 9번 냈지만 지원자는 1명도 없었다. 병원은 정신과 전문의 3명을 뽑기 위해 지난 2월 23일 첫 공고를 냈다. 이후 지난달 17일까지 7번의 재공고를 더 냈다. 이와 별개로 정신과 전문의 5명에 대한 상시 채용 공고도 냈다. 하지만 병원 관계자는 “지원 문의조차 없었다”고 했다. 3월엔 병원장(개방형 직위) 공개 모집도 공고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부곡병원의 의료진 부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원은 11명이지만, 지난 몇 년간 1~3명에 그쳤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심지어 병원에서 마약 중독 질환을 전문적으로 판별·진단·치료·연구하는 약물중독진료소는 2024년 2월 진료소장이 그만둔 이후 현재까지 소속 전문의를 1명도 구하지 못했다.

부곡병원 측은 교통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병원 위치, 민간병원 대비 적은 급여 탓에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봤다. 병원이 채용공고를 낸 정신과 전문의는 과학기술서기관(4급 상당)으로, 연봉 하한액은 7049만원이지만 2024년 의사 등 민간 인재 유치를 위해 ‘공무원보수규정’이 개정되면서 상한액 제한은 없어졌다. 경력 10년 전문가는 2~3억원의 연봉도 받을 수 있다. 병원 관계자는 “이마저도 민간병원 대비 50~60% 수준으로 안다”며 “특히 인근 대도시와 1시간 거리인 격오지여서 근무하길 꺼린다”고 했다.

의사 구인난 이유는…교통편·급여↓ 치료 난도↑

또한 마약 중독 치료가 고난도라는 점도 전문의 채용의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마약 중독은 일반적인 정신질환보다 환자들이 폭력성을 보이거나 섬망·환청에 따라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 진료 순응도가 낮고 재발 위험도 커 진료 기간이 오래 걸린다.

부곡병원에서 7년(2016~2022년)간 근무한 장옥진 부산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마약 환자 10명과 일반 정신질환자 60명을 보는 것이 똑같다’는 게 마약 치료 경험이 있는 의사들의 평균적인 답변”이라며 “알코올 중독은 일정한 치료 프로토콜이 있지만, 새로운 물질로 조합한 신종 마약이 쏟아지는 마약 치료의 경우 사실상 그런 게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자 상태에 맞춰 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경남센터장은 “중증 중독자의 경우 민간병원 대비 시설이 넓고 쾌적한 부곡병원에서 주로 치료를 받았다”며 “국가가 운영해 신뢰도가 큰 지역의 대표적인 마약 치료 기관이 장기간 병동 폐쇄로 그 기능을 잃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다른 치료보호기관으로 연계하고, 부곡병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약 중독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관련 인프라 강화를 위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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