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국 250주년을 맞은 미국이 대대적인 자축 행사 속에서도 둘로 갈라졌습니다.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세력을 암세포에 비유하며 혐오의 말을 쏟아냈고, 반대편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과 처벌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워싱턴에서 허유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불꽃들이 미국 워싱턴 DC의 밤하늘을 수놓습니다.
40도에 이른 폭염과 비바람에도 시민들은 85만 발의 폭죽 쇼에 환호하며 독립 선언과 건국 250주년을 자축했습니다.
낮에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등 미군의 최강 전력이 저공비행으로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심야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일에 걸맞은 '통합'의 언어 대신 애국을 강조하며 정적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우리는 암과 마찬가지로 그런 (공산주의의) 위협을 즉시, 시작되기 전에 막을 겁니다. 암은 잘라내야 합니다, 아주 빠르게 말이죠."
이란 전쟁의 후폭풍과 이해 충돌 의혹들까지 잇따르며 11월 중간선거 위기감이 높아지자, 지지층 결집에 골몰한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트론 어윈힐/시민단체 'Get free' 활동가]
"보통 독립기념 행사는 하나가 되는 순간이지만 현 정부는 소외된 사람들을 적으로 낙인 찍고 있는 듯합니다."
정부 차원의 공식 행사와 별개로 오늘 워싱턴 DC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과 처벌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도 종일 이어졌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쟁 반대를 외치고, 무차별적인 이민 단속을 규탄했습니다.
[베벌리/'반트럼프' 집회 참가자]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저는 이민자이자 귀화한 시민입니다. 아무도 저를 이 나라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미국 출신인 교황 레오 14세도 공개편지에서 "이민자들의 희망과 희생, 기여로 시작된 역사"라며 건국의 가치를 일깨웠습니다.
트럼프는 동맹의 근간을 흔들고 있지만, 프랑스와 독일, 대만 등 전통 우방들은 경쟁적인 축하 행사로 구애에 나섰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허유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