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구속 수사를 받던 사이 현직 경찰관인 그의 아버지가 아들의 범행과 관련한 핵심 증거를 폐기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 A씨는 장윤기가 구속 수사를 받는 동안 아들의 원룸에서 훼손된 리얼돌과 휴대전화를 챙겨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목과 가슴 부위 등이 훼손된 리얼돌이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 범행(강간살인 혐의)을 입증할 증거로 봤다. 검찰은 리얼돌을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는 이미 A씨가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복수의 장소에 버린 뒤였다. 장윤기는 자신이 영산강에 버린 휴대전화 1대와 경찰에 압수된 공기계 휴대전화 1대를 제외하고도 다수의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A씨가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윤기가 범행 당시까지 사용하다 영산강에 버린 휴대전화는 수중수색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은 A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혐의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보고 A씨를 입건하지 못했다. 형사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친족이 가족을 위해 같은 죄를 범한 경우엔 형법상 친족간 특례에 따라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앞서 장윤기는 지난달 22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강간살인 혐의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강간살인 혐의에 대해 장윤기 측 변호인은 “피고인(장윤기)과 의견 정리가 필요해 차후 재판에서 의견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장윤기를 긴급체포하면서 주거지를 수색해 훼손된 리얼돌 등을 모두 영상으로 촬영했다”며 “리얼돌이 다른 범죄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과학수사대가 유전자 정보도 채취했으나 범죄와 직접 연관성은 없다고 판단해 압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에 대해선 “압수한 휴대전화 외 다른 휴대전화는 당시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10분쯤 광주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이채원(17)양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여의치 않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비명을 듣고 달려온 17세 남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와 직장 동료인 외국인 여성을 스토킹·감금하고 성폭행한 뒤 살해하려 한 혐의, 사회복무요원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며 여중생들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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