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6.06.21 12:06
맨발로 걸으면 지면의 미세한 굴곡과 압력을 직접 느끼게 되면서 발과 발목 주변의 작은 근육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사진=GPT생성
공원이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신발을 벗고 흙길이나 황톳길을 걷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건강을 위해 일부러 맨발 걷기 모임에 참여하거나 황톳길 명소를 찾아다니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발이 가벼워졌다", "잠이 잘 온다", "허리와 무릎이 편해졌다"는 경험담도 쏟아진다. 맨발 걷기는 실제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발바닥 자극 늘어나 균형감각·하체 근력 유지에 도움
발바닥에는 수천 개의 감각 수용체가 분포해 있다. 맨발로 걸으면 지면의 미세한 굴곡과 압력을 직접 느끼게 되면서 발과 발목 주변의 작은 근육들이 더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이 과정에서 균형감각과 신체 협응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하체 근력 감소와 균형감각 저하가 낙상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일부 연구에서는 맨발 보행이 발바닥 감각 자극을 증가시키고 자세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발가락을 사용해 지면을 딛는 습관도 강화돼 발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혈압·혈당 관리에도 긍정적...핵심은 '꾸준한 걷기'
맨발 걷기의 건강 효과를 이야기할 때 중요한 점은 '맨발'보다 '걷기 운동' 자체다.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혈압 관리, 혈당 조절, 체중 유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사람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특히 식후 걷기는 혈당 상승 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년 이후 당뇨병 전단계나 대사증후군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맨발 걷기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만 건강 효과의 상당 부분은 걷기 운동 자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줄이고 수면의 질 높이는 데도 도움될 수 있어
맨발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는 "마음이 차분해진다", "잠이 더 잘 온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자연환경 속에서 걷는 활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숲길이나 흙길처럼 자연과 접촉하는 환경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기 쉽다.
또한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수면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햇빛을 받으며 걷는 습관은 생체리듬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맨발 걷기 자체가 특정 질환을 치료하거나 불면증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며, 자연 속 걷기와 운동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당뇨병 환자·족저근막염 환자는 주의 필요
건강에 좋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당뇨병 환자는 발 감각이 둔해져 작은 상처를 알아채지 못할 수 있으며, 상처가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또한 족저근막염, 심한 무지외반증, 발바닥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돌, 나무 조각 등에 의한 외상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관리가 잘된 황톳길이나 잔디밭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처음부터 장시간 걷기보다는 10~20분 정도로 천천히 적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이나 피부 손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중단하고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