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별난 골프사랑은 전 세계에 잘 알려져 있죠.
워싱턴D.C.의 100년 된 공공 골프장을 PGA급으로 바꾸는 게 숙원사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이곳에 난데없이 중장비가 들이닥쳐 나무 500그루를 초고속으로 밀어버렸다는데요.
전재홍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십 년 자란 나무들을 전기톱 달린 트럭이 그대로 밀어버립니다.
기둥 지름이 1미터도 넘어 보이는 거대한 나무도 몇 분 만에 넘어뜨립니다.
잔디 위엔 나무 밑동들만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이날 하루 만에 약 500그루의 나무가 잘려 나갔습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 느닷없이 벌목이 시작된 이곳은 미국 워싱턴 D.C. 남부의 공공 골프장.
100년 넘게 주민들이 애용해 온 휴식 공간입니다.
골프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곳을 직접 찾아 둘러봤습니다.
그러더니 PGA 챔피언십 같은 대형 경기를 열 세계적인 골프장으로 전면 개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곧바로 이를 막아달라는 소송이 제기됐고, 담당 판사는 나무를 10그루 이상 벨 거면 미리 알릴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공원관리청이 500그루를 밴 건 토요일, 법원에 알린 건 금요일 퇴근 시간 직전이었습니다.
판사는 그야말로 '격노'했고, 만약 벌목 금지 명령을 "단 2초라도 어기면 법정 모독죄로 기소될 거"라고 강력 경고했습니다.
[데이비드 슈퍼/조지타운 로스쿨 교수]
"바로 나무를 베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그들이 교묘하게 일을 처리하려 한다는 뜻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 공연장에 트럼프 이름을 붙이려다 제동이 걸리자 아예 공연장 문을 닫아버렸고, 도심 한복판에 개선문을 세우고 저격수와 드론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기에 들어서 야심차게 시작한 '금빛' 백악관 연회장 신축엔 정부 예산 4천300억 원을 쏟아부을 예정입니다.
이번 대규모 벌목 사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도시개조가 불러온 또 하나의 촌극입니다.
MBC뉴스 전재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