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처럼 초속 3.7m로 도망치는 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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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처럼 초속 3.7m로 도망치는 뱀

최고관리자 0 208 10.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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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소형 뱀인 드워프 리드스네이크(학명 Pseudorabdion saravacense) Yosuke Kojima 제공

위협을 느끼면 몸을 둥글게 바퀴처럼 활용해 빠른 속도로 도망치는 뱀의 독특한 이동 원리가 규명됐다. 최고 속도는 초속 약 3.7m에 달하고 머리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 진행 방향을 바라보도록 위치가 정교하게 제어됐다.

일본 도호대 연구팀은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소형 뱀인 드워프 리드스네이크(학명 Pseudorabdionsaravacense)가 몸을 굴려 빠르게 이동하면서도 머리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독특한 운동 원리를 규명하고 연구결과를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굴리며 이동하는 모습을 0.125배속으로 느리게 재생한 영상. 몸을 휘는 와중에도 고개는 진행 방향을 향한다. Yosuke Kojima, Ibuki Fukuyama 제공

일반적인 뱀은 몸을 좌우로 구불거리며 이동하지만 드워프 리드스네이크를 포함한 'Pseudorabdion' 속 뱀은 포식자에게 위협을 받으면 몸을 둥글게 말아 바퀴처럼 구르는 독특한 이동 방식을 사용한다.

바퀴처럼 별도의 회전축이 없는 뱀이 어떻게 몸을 빠르게 굴리면서 이동 방향을 통제하고 머리의 균형을 유지하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뱀이 구르는 동안 몸통과 머리가 어떤 순서로 움직이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드워프 리드스네이크는 구르면서 초속 1.72m에서 최고 3.69m의 속도를 기록했다. 좌우로 몸을 비틀며 이동하는 일반적인 뱀의 이동에서 측정된 최고 속도의 약 4배에 달한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폭 20cm의 좁은 주행로를 벗어나지 않고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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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리드스네이크가 몸을 굴리며 이동하는 방식을 나타낸 모식도. 위쪽 줄은 한 번의 회전 동작에서 몸의 등쪽이 보이는 상태에서 배쪽이 보이는 상태로 바뀌는 과정을, 아래쪽 줄은 반대로 배쪽에서 등쪽이 보이는 상태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준다. 두 동작을 번갈아 가면서 연속적으로 이동한다. 몸의 등쪽과 배쪽 방향을 구분하기 위해 음영을 사용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모습보다 차이를 과장해 표현했다. Yosuke Kojima, Kanon Tanaka 제공

영상 분석에서는 뱀이 온몸을 하나의 바퀴처럼 회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통의 측면을 지면에 접촉해 굴린 뒤 활처럼 구부러진 몸통을 머리 옆으로 넘겨 지면에 내려놓는 동작을 반복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동작을 '스트로크(stroke)'라고 명명했다.

뱀은 매 회전 주기마다 지면에 닿는 몸통의 면과 스트로크 방향을 좌우로 번갈아 바꾸면서 연속적인 구르기 동작을 이어갔다.

주목할 부분은 몸통이 빠르게 회전하는 동안에도 머리는 진행 방향을 향한 채 거의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머리의 높이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됐고 빠르게 구를수록 머리를 지면에서 들어 올리고 위아래 움직임을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몸통의 큰 회전운동과 머리 위치를 안정시키는 동작을 분리해 빠른 속도에서도 이동 방향과 자세를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바퀴의 회전축처럼 몸 일부를 구조적으로 분리하는 장치가 없는데도 뱀은 몸을 기능적으로 나눠 일부 부위를 크게 회전시키고 머리는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며 "이번 연구는 동물이 새로운 행동 방식을 발달시켜 몸의 형태가 지닌 제약을 극복하고 해부학적 구조만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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