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며 '하늘의 응급실'이라 불리는 닥터헬기가 멈춰 설 위기에 처했습니다.
기름값과 부품값은 치솟는데 임차료 예산은 지난 15년간 단 한 번 오르는 데 그쳐, 운용 업체들이 더는 버틸 수 없다며 한계 상황을 호소하고 나선 건데요.
복지부가 말하는 예산 증액이 어렵다는 이유가 황당합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격납고 안에 세워진 헬리콥터 한 대.
정비사들이 계기판을 확인하며 안전 점검에 한창입니다.
위급한 중증 환자를 신속히 이송하며 응급처치까지 도맡아 온 '닥터헬기'입니다.
매년 1천여 명의 응급환자를 이송해, 중증 환자 사망률을 기존의 3분의 1로 낮추는 등 응급의료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닥터헬기는 응급의료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모두 8대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닥터헬기는 보건복지부가 민간 헬기업체 3곳에서 빌려 쓰고 있는데, 헬기를 사서 운행하고 정비하는 건 모두 업체 소관입니다.
정부가 지급하는 헬기 한 대당 연간 임차료는 평균 37억 원.
그런데 이 비용이 지난 2011년 도입 이후 15년간 딱 한 번, 6% 올랐습니다.
반면 그동안 헬기 가격은 두 배가 됐고, 유류비·부품비도 줄줄이 인상됐습니다.
업체들은 많게는 헬기 한 대당 10억 원대 적자를 보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이병욱/헬기업체 부사장]
"이 상태로 가면 1~2년 내에 사업을 철수하기 싫어도 철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하지만 복지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닥터헬기는 일반 예산이 아닌 교통 범칙금과 과태료에 재원의 80%를 의존하는 '응급의료기금'에서 나오다 보니, 증액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예산을 늘리려면 교통법규를 더 많이 위반하길 기대해야 하는 이상한 구조입니다.
[김 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응급의료기금의 규모를 수요에 맞게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지부는 일괄 책정된 임차료를 운영 횟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재원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하늘의 응급실'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