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동성애자' 표현, 맥락에 따라 사실적시 명예훼손 해당"

공지사항

대법 "'동성애자' 표현, 맥락에 따라 사실적시 명예훼손 해당"

최고관리자 0 4 09.22 17:02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29238?sid=102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다른 사람의 동성애 성적 지향을 드러내는 표현이 그 자체로는 가치중립적이라 해도 맥락이나 의도에 따라선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대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발언이라면 위법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정치인을 겨냥해 동성애자임을 암시한 글을 올린 누리꾼의 행위를 무죄로 판단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 3일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8월 블로그에 성평등을 주장해온 시민단체 대표이자 정치인인 B씨를 겨냥해 "레즈비언의 관계에서 남성 역할을 하는 '부치'는 남자 역할을 해야 하므로 모든 남성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글을 올려 B씨가 동성애자임을 암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쟁점은 다른 사람이 동성애자임을 암시하거나 적시하는 표현을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사실 적시'로 볼 수 있는지, 이에 해당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여서 위법성이 사라지는지였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B씨가 본인이 속한 단체의 채팅방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고 해도 이는 사적 영역에 해당하고, B씨의 성적 지향이 일반 국민이 알아야 할 공적 관심사라고 볼 수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레즈비언'이라는 단어는 성정체성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가치중립적 표현이므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B씨가 일부 사회구성원의 성 관념 왜곡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하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만큼 그 자신의 성 관념에 대한 비평도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법성이 사라진다고 봤다.

대법원은 A씨의 발언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 적시에는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동성애는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의 하나이므로, 그런 단어의 사용이 곧바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표현이 될 수 없고, 특정한 성적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부치'라는 단어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 사회에 여전히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이 존재한다"며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적시해 인격·명예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등 표현 내용이나 방식, 맥락에 따라서는 사회적 가치·평가를 침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 발언의 경우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에 기초해 피해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그 때문에 피해자가 모든 남성 집단을 적으로 생각한다는 결론을 제시한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라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이전에 자신의 성적 지향을 단체 내부에서 밝힌 사실이 있더라도, 자신이 안전하고 신뢰하는 공간에서 스스로 드러내는 것과 타인에 의해 일반 공중에 개인의 내밀한 성적 지향이 드러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못 박았다.

대법원은 향후 우리 사회의 발전과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동성애 성적 지향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도 변화해 부정적 인식이 완화된다면 달리 판단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B씨가 성평등 관련 공적 활동을 하는 정치인으로서 검증·비평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들어, A씨의 발언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사라진다고 봤다.

또 A씨의 게시글 작성 시점은 성별 갈등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시기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며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Comments

Category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오늘 방문자 3,420 명
  • 어제 방문자 16,640 명
  • 최대 방문자 4,942 명
  • 전체 방문자 65,304 명
  • 전체 게시물 2,744 개
  • 전체 댓글수 0 개
  • 전체 회원수 20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