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핼러윈이었던 어제, 유럽 곳곳에서는 축제 대신 청년들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프랑스에서는 3주째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왔고, 독일과 알바니아에서도 교육과 일자리, 생활비 문제를 둘러싼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나라는 달라도 청년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닮아 있었는데요.
베를린 이지수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좀비와 마녀, 스파이더맨.
핼러윈 분장을 한 젊은이들이 파리 거리를 메웠습니다.
하지만 축제는 아니었습니다.
곳곳에서 최루탄이 터지고, 다리에 불이 붙은 경찰관에게 시민이 달려가 불을 끕니다.
[코랑탱 카브뢰/대학생]
"맞서 싸우고 우리의 권리를 존중받기 위해 여기에 나와 있습니다."
교사 부족과 열악한 학교에 대한 불만은 생활비와 공공서비스 문제로 번졌고, 시위 3주 차인 어제도 32만 명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사브린 카르바흐/고교생노조 대변인]
"한 달째 거리에서 행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건 여전히 부스러기뿐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다시 거리로 나온 겁니다."
참여 인원은 조금씩 줄고 있지만, 불씨는 국경을 넘어 번지고 있습니다.
같은 날 알바니아에서는 화염병과 물대포까지 등장했습니다.
나라는 달라도 청년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비슷합니다.
일상이 무너지고, 삶이 팍팍해졌다는 겁니다.
유럽연합의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은 15.5%.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만 300만 명이 넘습니다.
청년 10명 가운데 4명은 생활비 상승을 가장 걱정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도 베를린을 비롯한 30여 개 도시에서 동시에 집회가 열렸고, 이미 시작 전부터 17만 명 이상이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청년들이 더 화가 나는 건, 돈의 쓰임새입니다.
독일의 경우 내년 국방 예산을 30% 넘게 늘리는 반면, 교육·가족 예산은 7%, 어린이집 투자 예산도 절반 수준으로 깎을 예정입니다.
[모니아/베를린 고교 교사]
"학교와 청년 복지에 돈을 더 쓰고, 군사비는 줄여야 합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터져 나온 비슷한 불만이 연결되면서, 청년들의 분노는 유럽 곳곳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이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