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통상 협상 당시의 어려움을 공개했습니다.
다만 미국의 압박이 엄청나게 강했음을 드러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홍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늘자 미국 타임지 표지는 한국 대통령의 얼굴이 장식했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통상협상에 대한 뒷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내가 동의했다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다"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매체를 상대로 '탄핵'이란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미국의 요구조건이 '너무 엄격했음'을 강조했습니다.
3천 500억 달러 투자펀드를 놓고 모두 다 현금으로 낼지, 투자 손실은 어디가 떠안을지 쟁점이 됐는데, 이 과정이 한국에 녹록치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 11일)]
"남들은 사인하는데 너는 사인을 못 하냐. 우리가 얻으러 간 게 아닙니다. 좋으면 사인해야 되는데,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합니까?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도록 노력해야 되겠죠."
이 대통령은 협상 과정의 어려움을 숨기지 않았지만,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한국이 초강대국 사이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함께하면서도 한중 관계 역시 잘 관리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중단·감축·폐기 3단계를 제시하고, "부분적인 제재 완화나 해제를 위한 협상"을 제안했습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는 내란 이후 '국내 정치가 안정된 상황을 꼽았고 최저 출산율과 가장 높은 자살률·청년 실업률 등을 한국이 직면한 주요 과제로 진단했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