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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부산 영화의전당입니다.
한국 영화가 칸과 베니스, 아카데미까지 석권하며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게 되기까지 큰 역할을 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습니다.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를 시작으로, 열흘 동안 241편의 공식상영작이 부산 곳곳에서 상영됩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쟁부문이 신설되며, 영화제의 새로운 출발을 예고했는데요.
수많은 부침을 거치며 아시아 영화 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한 부산국제영화제, 지난 30년의 여정을 돌아봤습니다.
한국영화의 산업화가 본격화되던 90년대.
부산 남포동 극장가에서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가 첫 출발을 알렸습니다.
도쿄, 홍콩 영화제에 맞서 부산이 내세운 건 아시아의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창동, 김기덕, 봉준호, 지아장커‥
수많은 감독들의 첫 작품이 부산에서 처음 소개됐습니다.
[박광수/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우리 시선으로 이제 새로운 영화를 찾아내서 부산에서 그걸 부각시키고‥"
멀티플렉스의 오픈과 함께 열린 천만 관객 시대.
부산을 통해 해외에 소개된 한국영화들도 세계적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을 필두로 수많은 한국영화가 기록을 써내려갔습니다.
한해 관객 2억 명을 돌파하며 한국영화도 르네상스를 맞이했습니다.
부산은 전 세계 영화관계자들이 찾는 아시아 영화 중심으로 부상했습니다.
"기생충!"
칸과 아카데미 한가운데서 우리 영화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세계 중심에 우뚝 섰습니다.
영광 뒤엔 수많은 부침도 있었습니다.
영화인들은 한국영화 보호를 위해 저항했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권력의 압박에도 맞서야 했습니다.
[이동하/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표현의 자유 이런 것들을 침해하는 뭔가가 있을 때 의견들을 같이 모아서 저희가 소리를 낼 수 있었고"
전례 없는 팬데믹 이후, OTT의 위협까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한국영화.
[이병헌/배우]
"극장이라는 곳이 어떻게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타개하고 또다시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될 수 있을까‥"
[박찬욱/감독]
"지금 영화업계가 좀 어렵고 그러나 영영 이런 상태에 머물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출발점에서, 또 다른 30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MBC뉴스 임소정입니다.